Leejunn 2022. 12. 29. 05:53





세상엔 우리가 확실히 알수 없는 세계와 우리가 알 수 있는 세계가 있음.

우리가 알 수 있는 세계는 추론, 과학, 데이터로 설명가능한 세계고
이러한 과학이나 데이터로 닿지 않는 세계,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했왔던
종교, 애니미즘, 조상님, 귀신 그런 것들은 우리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는 세계임.


이 중에서 어떤 게 진실인지 어떤 게 진리인지 그것은 각자의 믿음에 달려 있는것이고,
그에 대한 여부는 저런한것들이 나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지 않는한
굳이 무엇이다 정의하려고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는것같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은 종교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데 굳이 '믿음'을 끌어올 필요는 없음.

과거에는 과학이 발전하지 않아 우리가 과학을 통해 설명 가능한 것들이 굉장히 적었지만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학의 영역은 확장하고 알 수 없는 부분의 현상들은 적어지고 있음.
물론 이 확장의 한계는 알수없겠지만 그럼에도 인간이란 종이 영원히 알 수 없는 부분 역시도 존재할지 모름.

우주 크기영상볼때마다 세상이란게 뭔가 생각해보게됨...



근데 이러한 사고들은 우리의 생각과 인식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무의식중에 우리가 투자를 하는데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끼침.



세상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에선 => 매매 하지 않을것
우리가 알 수 있는 세계에선 => 매매할 것

이렇게 칼같이 양분 가능하지 않음.
세상엔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섞여서 존재하기 때문임.






그렇다면 우선 우리가 모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1) 무슨 경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증명할 수 없다(사후세계,신,전생,귀신)

나태지옥가기 싫어..



2) 무슨 경우가 있는지는 알지만 각각의 확률은 모른다(임신직후태아성별, 시험에붙을지말지)




3) 무슨 경우가 있는지는 알고, 각각의 확률도 알지만, 확률에 의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동전,주사위)

머리 빵꾸 뚫릴 확률




그리고 투자는 3번의 영역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이고.
물론 경제현상이나 뭐든 확률을 완벽하게 아는 건 없기 때문에
2번과 3번의 간극에서 보통 투자가 이루어짐.




그럼 투자에서의 모른다는 정확히 무슨 뜻일까?

우선 리스크란 무엇일까?

1. 손실 가능성: 90%의 확률로 100만원을 따고, 10%의 확률로 100만원을 잃을 경우의 '그 10%
'
2. 불확실성: 회사 A가 3년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손실 확률이 10%인지 70%인지)


리스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변동성, 즉 1번이고
불확실성은 우리가 모르는 변동성, 2번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확률 자체인지, 확률에 의한 결과인지 판단해야 하는것.

그렇기에 리서치의 목적은 확률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거고
리스크 관리는 확률에 의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과도한 손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혼동하며 본인이 도대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고 주식투자에 임하곤 함.

우리 도박에 미쳐볼까요?





한국엔 음양오행, 사주팔자, 주역 등 많은 전통사상이 여전히 사람들 인식과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기도 함.
실제로 대한경신연합회(무당), 한국역술인협회엔 각각 30만명이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에선 흔히 볼수 있는 것들임.


그렇다면 음양오행, 사주팔자, 주역은 어느 영역에 속하는 것들일까?
이런것들은 한국에서 굉장히 흔하게 접할수도 있고 또 무조건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엔 은근 잘 맞을 때도 있어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함.






이런 것들은 소위 '점을 친다' 행위와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정보나 정보가 없다면 추측들이 필요함.


1.설명 변수 데이터를 모은다.
ex) 남잔지 여잔지 맞히는데 가장 유용할 것 같은 정보 (키, 몸무게)

2.모은 데이터에서 '의사 결정 공식' 학습

3.새로운 사람이 모면 해당 공식으로 남잔지 여잔지 추론



이런식으로 주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을 하는 하나의 알고리즘인거
(가끔 보면 젊은 무당들 중에 성괴들이 종종 있는데 강남 화류계하면서 사람을 ㅈㄴ 많이 만나게 되면서
인간데이터좀 쌓인 애들이 사람보는 촉이 좋다보니 종종 무당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있음..)




그러면 다시 사주팔자 이야기로 돌아가서
과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옛날 그 당시에는
세상만물을 이해하고 싶은 그런 근원적인 궁금증을 어떻게 하였을까?




이역시
차가운가? 따듯한가?
습한가? 건조한가?
밝은가? 어두운가?
수동적인가? 능동적인가?
등등의 설명변수를 뽑아서 음양으로 두 분류로 나눈것임
그 후 이 '음', '양'으로 뭔가를 설명하려 시도를 하는것.

음양이라는 개념이 고안된 태초의 동기는 이런 시도에서 나왔을것임.


그치만 음양이란건 의사 결정 공식이 단 하나밖에 없음.
즉, 지나치게 적게 학습하여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 못함.





그렇다면 그보다 가짓수가 많은 주역은 어떨까?


주역의 괘는 음양(2)을 겹쳐서 사상(4)을 만들고 사상을 겹쳐서 팔괘(8)를 만들고
팔괘를 두번 겹쳐 64괘를 이루며 이 64괘에 대한 해설이 주역이라 할 수 있음.
(주역을 점술서로써 편찬한 초씨역림의 경우 64를 겹쳐 4096개가 됨.)


아까는 세상을 음 아니면 양 으로 보았지만 이로써 세상만물을 이해하는 방식이 64개가 된것임.
고로 주역은 만물을 64가지로 분류하고 거기서 추론을 시도하는 일종의 원시적인 모델링이라 할 수 있음.


그래서 주역은 결국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우리가 아는 것의 현상들을 예시로 빗대어 추론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사고의 깊이와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늘리는 그런 철학중 하나인것임.







근데 이런식으로 대입을 잘하다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됨.


달이 차고 나니 > 기울더라

교만한 사람을 보면 > 망하더라

과매수 상태 주식은 > 하락하더라


이렇게 비슷한 성질을 가진 것들을 같은 분류로 만든 다음에
우리가 아는 것을 통해서, 아 그러면 얘도 하락하겠다.
이렇게 추론을 하는 것인데 계속하다 보면, 미래를 점칠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됨.






그렇지만 주역은 추론하고 철학하는 학술서이지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점술서는 아님.

소위 용하다 불리는 철학관에서 사업운 등을 잘 맞추는 것은 미래 예측이 아니라,
점을 보러온 그 사람의 됨됨이에서 설명변수를 적절하게 뽑아내서
주역이라는 철학서로 단련한 추론으로 분류해보는것에 까깝지 않나 싶음.

또 그런 점쟁이들은 다양한 분야 사업가, 연애인, 졸부 등등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인간 데이터또한 여타 사람들보다 훨씬 많고
그러다보니 사람 보는 눈이 좋아 그사람에대한 됨됨이에서
설명변수를 많이 잘 뽑아내서 파악한걸 주역이란 해설법을 통해 풀어내는 것.


주역 역시 미래 예언서가 아니고 세상 그 어떤 모델링 역시 100% 정확도는 없음.
고로 투자에 빗대면 아무리 잘맞춘다 해도 세상 모든 추론들은 100% 정확도가 없기 때문에
몰빵해선 안되고 정말 잘 맞춘다 하면 분산투자하여야 하는것.





그렇다면 사주 팔자는?
2의 제곱 분류 가지치기 방식이 아닌 태어난 연일월시 4가지 설명 변수를 사용해서 '4주'이고
이걸 간지로 나타내면 2글자(임진년, 경인년)씩 있어서 총 8글자아서 '8자' 임.

결국 사람에서 설명 변수를 뽑을때
키와 몸무게를 통해서 남녀 성별 추론을 하는 것처럼
사람에서 연일월시로 설명 변수를 뽑아서 미래 인생을 추론하는 것임.
당연히 설명 변수가 터무니 없이 적기 때문에 사주팔자 보는 사람들은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의 인상착의 및 대화에서 다양한 설명변수를 찾아 내고 그렇게 추론하는 것.





즉, 사주 팔자 및 주역점은 원시적인 모델링이라 할 수 있고
점술인의 추론 능력에 따라 맞을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절대적인게 아니라 통계적인것
(또 사기또한 굉장히 많으며 역술인 개인의 인간데이터와 추론 능력이라 할수 있는것)
근래에 유행으로 등장해 스몰토크 주제로 자리잡은 MBTI 역시도 사람을
성격유형 분류를 통해 설명 해보고자 하는 16개의 모델값을 갖고있는 일종의 모델링인것.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류의 가벼운 모델링에 너무 맹신하고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단정짓기보단
스스로 상황별 판단을 할수 있는 추론능력을 갖추는 것이라 할 수 있겠음.
경험의 폭과 사고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세상에 대한 그런 분류력, 설명 변수 추출력, 추론력이 늘어나며
이런 추론능력을 기를는 것이 투자뿐 아니라 사업, 자녀교육등 많은 중요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확률적 우위를 가질수 있는 본질적인 방법인것.






요약

세상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이 존재
즉, '모른다'는 것을 세가지로 분류하자면

1) 무슨 경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증명할수 없다.(사후세계,신,전생,귀신)

2) 무슨 경우가 있는지는 알지만 각각의 확률은 모른다(임신직후성별,시험합격여부)

3) 무슨 경우가 있는지 알고, 각각의 확률도 알지만, 확률에 의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동전,주사위)

*투자를 할 때는 3번의 영역에서만 해야한다.(2번의 경우에서 리서치를 통해 3번의 영역으로 끌어오는것이지만 완전할순 없다.)


사주팔자, 음양이론, 주역 등 역시 사회 현상을 분류하여 추론해보려는 시도의 일환이며
지나치게 잘게 나누면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정확성이 떨어지며 지나치게 거칠게 나누면 제대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떻게 나누든 간에 이 모든 건 고대의 원시적인 모델링 기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