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애 2

당신은, 겨울 바람이 부는 밤 바다를 본 적 있는가?

가로등 하나 없이, 가냘픈 초승달에 의지해 밤 바닷가에 서 본적 있는가? 어디선가 불어온 겨울 바람 소리, 박자를 조금씩 바꾸며 귓전에 울리는 파도 소리, 이따끔 들리는 이름모를 새소리... 10년 전 겨울 바다, 눈앞에 펼쳐진 이름 모를 자갈밭,새벽 두 시의 초소... 서로다른 소리들이 어두운 수평선과 뒤섞이자, 어느덧 의식은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졸리냐" 팔뚝이 웬만한 사람의 종아리보다 굵은 박철곤 해병님의 낮고 울리는 목소리가 어둠을 가로질렀다. "아닙니다!" 가슴팍 계급장에 새겨진 검은 한줄만큼이나 절박한 내 목소리. 소총을 움켜쥔 방한장갑이 파르르 떨렸다. "아까 맞은데는 괜찮나?" 점호 후 이어진 선임들의 몽둥이질로 엉덩이엔 시퍼런 멍이 가득했지만 내색할 순 없었다. "괜찮습니다!" "괜찮긴..

해병대에서 함몰유두 고친 썰

그 일은 인계사항을 외우느라 정신 없던 중에 일어났다. 실무 배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던 어느 날, 나는 화장실로 튀어오라는 황 해병님의 밀명을 받게 됐다. 황분출 해병님. 자신의 모든 것을 세상에 마음껏 분출하라는 의미에서 분출이라는 이름을 받았다고 하셨다. 그 분은 처음 봤을 때부터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해병대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짜세 중의 짜세 해병님이셨다. 그런 분이 밤 중에 나를 왜..? 그 분은 쓰바쓰셔서 평상시에 말도 걸어본 적이 없는데? 이러 저러한 궁금증을 갖고 화장실로 향했다.  .. "아쎄이.. 내가 왜 불렀는지 알고 있나?" 황 해병님은 알몸에 번쩍이는 각개빤쓰만 입은 상태셨다. 마치 목도리 도마뱀이 자신의 목도리를 힘껏 펼친 것처럼 매우 용맹스러운 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