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지어스 박사의 실험일지 #001: 감응유전
언젠가 과음을 한 나는 아침에 어렵게 일어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그날 밤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곁에서 나의 남성다움을 샅샅이 파헤치듯 눈처럼 혀로 녹여냈다가 나의 몸에 올라 나의 몸을 자신의 몸에 집어넣었다.이윽고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부드러운 부르스를 추다가도 강렬한 탱고를 추며 우리의 리듬은 같은 곳에서 멈추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긴 감나무 그늘 밑에서 이제는 해를 피할 수도 없는 때가 되었다.인동초도 지고 없는 그때, 나는 그 여인과 해로를 맺었다.감이 다시 열리고 아직은 떫을 때, 우리의 몇 가지 특징을 공통되게 지닌 한 아이가 태어났다.다만 아이는 커가면서도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일부 형질은 나로부터 전혀 대물림 받지 못한듯 했다.아이는 글을 익힌 후부터 종종 수취인이 명시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