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너구리의 메세타 고원에 불 붙이기/어려운놀이터 (사회)

사회적 동물

Leejunn 2024. 12. 24. 14:43

지금 여기 올리면 뒷북같긴한데 인스타에 올린것들 몇개 옮기는중.

 

 

 

 

 

 

사람들은 스스로에대해 '나는 진보적인 이상을 갖고 있고 독립적으로 사고한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허상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느 직장이나 소속이 되는 순간 그에 영향을 받게된다.



남들과 함께 있으면 자연히 저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집단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그래서 내 생각과 신념을 집단의 교리에 맞추기 시작한다.

무의식적으로 집단 구성원들의 외모와 언어 표현과 생각을 흉내 낸다.
또 나의 지위와 위계질서에서의 서열에 전전긍긍한다.

이는 우리 본성의 원시적 부분으로, 지위에 대한 이런 집착은 우리와 친척관계에 있는 침팬치들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된 패턴에 따라 집단 환경에서

평소보다 더 수동적이 되거나 공격적이 된다.

나의 성격에서 덜 발달된 부분이 어느 쪽인지 들어나는셈이다.

 


경쟁 집단이나 적에 해당하는 집단을 생각할때면

어쩔수 없이 약간 흥분하거나 화를 내거나 상대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만약 내 집단의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초조함이나 분노를 느낀다면

우리는 종종 집단의 분위기에 휩쓸려버린다.
지금 내가 속한 집단의 행복이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외부의 위협이 나타났다고 가정해볼때 스트레스 때문에 위 모든 반응이 격화될 것이다.
또한 겉보기에는 상당히 문명화되고 교양 있게 보이던 집단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바뀔 수도 있다.

구성원들은 집단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하고

집단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 많이 느낄 것이다.
경쟁 집단이나 적군에 대한 생각은 훨씬 더 단순해지고 과열된다.

 


패닉이나 증오, 과대망상 등을 포함해 바이러스처럼 확산되는 강력한 감정의 물결에 휩쓸린다.
집단은 부족 원리에 따라 몇개의 파벌로 쪼개질 수도 있다.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나타나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을 아주 손쉽게 이용할 수도 있다.
충분히 내몰린다면, 그 어떤 집단이든 표면 아래에는 잠재적인 공격성이 도사리고있다.

 


반드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는 이런 집단의 영향력에 저항하려면

집단 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킴으로써 진짜 독립적 사고가 가능한 정신적 여유 공간을 만드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집단이 개인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현실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하고 집단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내 사고가 어떻게 틀어지고 바뀔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느끼는 불안이나 분노는 온전히 나의 내면에서 온 것인가?

아니면 집단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 것인가?
상대편을 악마 취급하려는 자신의 경향을 관찰하고 그런 성향을 제어해야 한다.

또 리더를 맹목적으로 숭배하지 않게끔 스스로를 훈련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단순히 인정하는데서 그칠게 아니라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지위를 얻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가졌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이를 부정하진 말자. 대신에 업적을 통해 지위와 인정을 얻기로 하자.

집단에 속하고 싶고 나의 충성심을 증명하고 싶은 욕구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 욕구들을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자.

장기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집단의 결정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다양성이 포함된 의견을 제시하고, 전략적으로 부드럽게 집단을 좀더 이성적인 방향으로 몰고 가자.
감정이 집단 내에서 바이러스처럼 확산된다는 점을 이용하되, 다른 종류의 감정들을 가지고 그런 효과를 노리자.
차분함을 유지하고 인내하며, 결과에 집중하고 타인과 협력을 통해 실용적 성과를 낸다면

바로 이런 정신을 그룹내에 전파할수 있다.
그리고 과열된 집단 환경 내에서 우리 성격의 원시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인지하고 있다면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이성적인 개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 사회 공동체 실험의 종착역이다.